전국 각지에 조성된 혁신도시들이 공공기관 이전이라는 1차 목표는 달성했지만, 정작 지역 상권과 정주여건 개선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혁신도시는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시키는 정책의 핵심 수단으로 추진돼 왔다.

업계와 지역 사회 일각에서는 공공기관이 이전한 이후에도 주변 상권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공공기관 근무자들이 이전 지역에 정착하지 않고 주말이나 퇴근 후 수도권으로 되돌아가는 이른바 '주말 인구 유출' 현상이 지속되면서, 상가 공실률이 높아지고 지역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혁신도시 인근에 특구와 산업단지를 함께 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순히 공공기관 청사만 이전시키는 방식으로는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산업단지나 규제특구를 혁신도시와 연계해 조성하면 관련 기업들의 유입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일자리와 정주 인구를 늘려 상권 자립도를 높일 수 있다는 논리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수도권 일극 체제에서 벗어나야 국가 전체의 균형 발전과 미래 성장이 가능하다는 진단도 함께 제기된다. 수도권으로의 인구와 자원 집중이 심화될수록 지방은 인프라와 인력 확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해지고, 이는 다시 수도권 집중을 강화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혁신도시 정책이 본래 목표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공공기관 이전이라는 물리적 조치를 넘어, 산업 생태계 조성과 정주여건 개선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혁신도시별로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을 유치하고, 교육·의료·문화 등 생활 인프라를 함께 확충해야 실질적인 정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향후 관련 정책 논의와 제도 보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