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도체 산업의 초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재원으로 대규모 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번 기금 규모가 최대 15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법인세 증가분이 예상보다 커지면서 이를 특정 목적에 활용할 재원 마련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우선 100조원 안팎의 자금을 청년 지원과 지방 활성화 사업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년층의 자산 형성과 취업 지원, 지방 소멸 대응 등 다양한 정책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재정 여건에 따라 필요할 경우 국채 상환에도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최근 국가채무 증가에 대한 우려를 일부 반영한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이번 기금 조성 방식을 둘러싸고 비판적인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기금이 국회 동의 절차 없이 정부 재량으로 운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통상 대규모 재정 사업은 예산안 심의 등을 통해 국회의 통제를 받는데, 별도 기금 형태로 운용될 경우 이러한 견제 장치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나랏빚을 우선 상환하지 않고 새로운 지출 사업에 재원을 투입하는 것이 재정 건전성 측면에서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세수 호황을 계기로 한 대규모 재정 사업 추진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특정 산업의 일시적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분을 항구적인 지출 사업에 사용할 경우, 이후 세수가 줄어들 때 재정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부는 이번 방안의 구체적인 설계와 운용 방식에 대해 추가 검토를 거쳐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이 기금의 정확한 규모와 용처, 그리고 국회 심의 절차 포함 여부 등이 어떻게 정해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 간 이견이 있을 경우 국회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